본문 바로가기
about Bible

아들의 생애 첫 '통성 기도'

by 지식과 생각-Durimonia 2025. 4. 9.
반응형

아들의 생애 첫 통성기도

잠깐 볼일을 보고 돌아왔는데, 열다섯 살 큰아들이 눈물 글썽이며 혼자 울고 있었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그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엄마, 나... 꿈이 너무 간절한데, 혹시 이뤄지지 않을까 봐 무서워.”

얼마 전부터 그는 자신의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다. 이루고 싶은 마음만큼,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

“하나님께서 내 고민에 응답해주셨으면 좋겠어. ‘주여’를 크게 외치고 싶어.”

기도를 소리 내어 해본 적 없던 아이다. 그런 그가 ‘주여’를 외치고 싶다고 말했다. 그 한마디에, 나는 그의 마음 깊숙이 자리한 절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기도는 이렇게 시작되는구나. 아무것도 기댈 곳이 없다고 느낄 때, 우리는 하나님을 찾는구나.’

아들의 기도의 문이 열리는 것 같아, 내심 기뻤다.

🙏 기도의 타이밍, 하나님의 타이밍

놀랍게도 그날 아침, 내가 묵상한 말씀도 기도에 관한 것이었다.

“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주지 아니하시겠느냐?” — 누가복음 18:7

항상 기도하고 낙심하지 말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아이에게 들려주었다. 우리는 ‘주여’를 열 번 외치며, 생애 첫 통성기도를 함께 시작했다.

아이는 어눌하고 더듬거리며 기도했지만, 그 안에는 깊은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그날, 우리 마음 안에는 무언가 따뜻한 불씨가 지펴진 듯했다.

💧 다시 찾아온 눈물, 그리고 깨달음

하지만 다음 날, 아이는 더 깊은 절망 속에서 또다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위로보다 화가 먼저 치밀었다. 하나님은 분명 기도에 응답하신다고 하셨는데, 마치 하나님이 거짓말쟁이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아이의 태도 때문이었다.

그날, 우연히 들은 설교의 제목은 이랬다.

“어느 음성에 귀 기울이고 있는가 – 악한 영인가, 성령인가.”

아이는 두려움과 걱정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그 작은 불안은 눈덩이처럼 커져 결국 절망이라는 바위가 되어 그를 짓누르고 있었다.

📖 시편에서 다시 찾은 소망

나는 아이를 다시 앉히고 시편 3편을 함께 읽었다. 자기 아들 압살롬에게 쫓기던 다윗의 절망, 그러나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다시 일어난 그의 고백을 통해 우리는 소망의 단서를 찾았다. 그리고 다시 함께 기도했다.

🌄 아이의 새로운 결심

그 후 아이는 이렇게 말했다.

“금식기도를 해보고 싶어. 새벽예배도 나가볼래.”

나와 남편은 걱정이 되면서도, 아이의 결심을 존중해 보기로 했다. 아침을 금식하고 점심에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할 것 같아.”

그렇게 며칠 해보겠다던 금식은 아침 한 끼로 마무리되었지만, 나는 그 모습이 대견하고 사랑스러웠다. 오늘 새벽에도 우리는 함께 새벽예배를 나갔다.

☕️ 무거운 발걸음, 그러나 멈추지 않는 묵상

사실 오늘 아침, 카페로 향하는 걸음은 무거웠다. 묵상과 생각을 하는 이 시간이 과연 가치가 있을까? 지금 당장 내게 필요할까? 하는 회의적인 마음이 들었다.

그러나 나는 발걸음을 카페로 옮겼다. 그리고 성경을 펼쳤다. 그날 묵상한 본문은 누가복음 19장의 ‘열 므나 비유’였다.

“작은 것에 충성한 자에게 더 큰 것을 맡기리라.”

하나님은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신다. 그러나 그 기회 안에서 우리는 어떤 자세로 살아가고 있는가?

‘나의 꿈을 이루어주세요.’라는 기도는 ‘오늘 나에게 맡기신 일은 무엇인가요?’ ‘지금 내가 성실히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으로 바뀌어야 함을 깨닫는다.

✨ 준비된 대답은 말씀에서 온다

아들과의 대화에서 놀라운 것은, 내가 미리 계획하고 준비한 말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저 평소처럼 큐티를 했을 뿐인데, 마치 누군가가 순서를 정해준 듯 말씀이 딱 들어맞았고, 아들에게 필요한 대답이 정확히 준비되어 있었다.

‘하나님이 미리 준비하셨다는 사실이 이렇게도 놀라울 수 있을까.’

베드로전서 3장 15절 말씀처럼,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 신앙은 오늘도, 또 하나의 시작

순종은 ‘대답할 준비’를 하게 하고, 실천은 ‘적절한 준비’를 하게 하며, 믿음은 ‘확실한 준비’를 하게 만든다.

신앙생활은 신비롭고도 설레는 모험이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묵상한다.

오늘, 우리 아이는 어떤 질문을 내게 던질까?

내심 기대되는, 아름다운 모험의 또 다른 시작이다.

반응형